목회단상 20241222 “아기 예수를 모시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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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고아로 미군의 가정에 입양된 아이가 있었습니다. 양부모가 잘해 줬지만,
은근히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으로 사춘기가 되자 본격적으로 방황하게 됐습니다. 그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양아버지가 그를 한국으로 데려왔습니다. 좋은 데를 놔두고
산으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영문을 몰라 하는 그를 중턱에 있는 산소 앞에서 멈추게
하였습니다. 양아버지는 너무 가슴 아픈 이야기라,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사연을 들려
줍니다. 전쟁 통에 수많은 피난민이 발생했고, 그들 중에 추운 날 얼어 죽은 시체가
길에 즐비했습니다. 그중에 한 여인의 시체를 발견했는데 거의 헐벗다시피 한 모습을
한 그 여인의 품에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추운 날 엄마가 옷을 벗어 덮어 주어서 그
랬는지 그 아기는 온기를 지닌 채 숨을 쉬고 있었던 겁니다. 미군은 얼른 데려가 그
아기를 구했는데 너무 불쌍한 마음에 입양해서 미국으로 데려갑니다. 소년은 곧 그 아
기가 바로 자신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소년은 옷을 벗어 산소 위에 덮어 주며
흐느낍니다. “엄마, 얼마나 추우셨어요?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 ” 양아버지는 그
아이를 안아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는 그 큰 사랑을 받고 살아난 사람이란다. 너
는 그렇게 귀한 존재야.” 그 후 아이는 다른 인생을 살게 됩니다. “나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요 10:15)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
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 5:8)
윌리라는 소년이 크리스마스 연극 연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능이 조금 떨어지는
아이입니다. 키가 크고 마땅한 배역이 없어 여관집 주인역을 맡겼습니다. 문 앞에 턱
버티고 섰다가 마리아와 요셉이 오면 “빈 방 없어요, 다른 곳에나 가봐요!” 라고 퉁명
스러운 말 한마디만 하고 들어가면 되는 쉬운 역이었습니다. 성탄절이 되어,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각본대로 마리아와 요셉이 다가왔습니다. “주인님, 방 하나만 빌려주
세요. 아이를 낳아야 하는데 아무데서도 받아주질 않습니다. 제발 부탁합니다.” 마리아
와 요셉이 사정지만 윌리는 퉁명스럽게 “빈 방 없어요, 다른 곳에나 가봐요!” 하고 말
하여 맡은 역을 잘 소화해 냈습니다. 연극을 지도했던 선생님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
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안으로 퇴장해야 할 윌리가 처량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요셉
과 마리아를 물끄러미 바라보고는 갑작스레 각본에도 없는 대사를 꺼내었습니다. “요
셉님, 마리아님, 가지 마세요. 사실은 우리 안방이 비어 있어요. 그 방을 쓰시면 되요”
라고 소리쳤습니다. 그 순간, 관객들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지만 동시에
모두 큰 은혜를 받게 됩니다. 내 마음에 아기 예수를 누일 자리는 있는지요. “첫아들
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눅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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