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20240526 “자비를 베푸는 삶이 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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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반 파센이 쓴 ‘우리 생애의 날들’ 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프랑스 ‘보우그’라는 마을에 ‘우고린’이란 착한 곱추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아버지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했고, 어머니는 술주정뱅이였습니다. 그를 보살피는 사람이라곤, 누이가 한 명 있었는데, 그 누이마저 어느 날, 도둑이라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게 됩니다. 얼마 후 '우고린' 의 누이는 감옥에서 나오게 되지만, 쉽게 직장을 얻을 수 없었고 설상가상으로 불구인 동생이 병석에 눕게 되자, 그녀는 몸을 팔아 동생의 약값을 대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고린’이 장터에 나갔다가, 몰지각한 군중들에 둘러싸인 채 ‘너의 누이는 몸을 파는 여자’라는 놀림과 조롱을 당하게 됩니다. 그때, 나이 많은 신부가 와서는 사람들을 물리치고, ‘우고린’ 구해 주지만 ‘우고린’은 모멸감과 치욕을 참을 수 없어, 다음 날 강에 뛰어들어 자살하고 맙니다. 그리고 그의 누이도, 동생을 따라 권총으로 자살하고 맙니다. 그들 남매의 장례식 때 많은 사람으로 교회가 꽉 찼습니다. 그때 신부는 강단에서 눈물지으며 이렇게 설교합니다. “기독교인들이여! 생사의 주관자이신 주님께서 심판 날 나에게 ‘네 양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시면, 저는, 아무 말 하지 않겠습니다. 주님이 다시 ‘네 양이 어디 있느냐?’ 또 물으셔도 나는 대답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 번째로 ‘네 양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시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그들은 양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이리떼였습니다!’ 라고….’ 기독교인들조차, 자비를 읽어버린 채 약자를 회피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1930년 어느 날. 상점에서 빵 한 덩어리를 훔쳐 절도 혐의로 기소된 노인이,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판사가 묻습니다. “전에도 빵을 훔친 적이 있습니까?” “아니요. 처음 훔쳤습니다.” “왜 훔쳤습니까?” “저는 선량한 시민으로 열심히 살았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사흘을 굶었고 배는 고픈데, 수중의 돈은 다 떨어지고 눈에 보이는 게 없었습니다. 배고픔을 참지 못해 저도 모르게 빵 한 덩어리를 훔쳤습니다.” 판사는 잠시 후, 판결을 내립니다. “아무리 사정이 딱하다 해도 남의 것을 훔치는 것은 잘못입니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고 예외가 없습니다. 그래서 법대로 당신을 판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에게 1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합니다.” 노인의 사정이 딱해 판사가 용서해 줄 것으로 알았던 사람들은 판결이 인간적으로 너무하다고 술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판사는 논고를 계속합니다. “이 노인은 이곳 재판정을 나가면 또다시 빵을 훔치게 되어 있습니다. 이 노인이 빵을 훔친 것은 오로지 이 노인의 책임만은 아닙니다. 이 노인이 살기 위해 빵을 훔쳐야만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고 방치한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도 10달러의 벌금형을 내리겠습니다. 동시에 이 법정에 앉아있는 시민들께서도 십시일반 50센트의 벌금형에 동참해주실 것을 권고합니다.” 그는 자기 지갑에서 10달러를 꺼내어 모자에 담았습니다. 이 놀라운 판사의 선고에 마음을 합한 사람들에 의해 거두어진 돈이 57달러 50센트였고, 판사는 그 돈을 노인에게 주었습니다. 노인은 10달러의 벌금을 내고 남은 47달러 50센트를 손에 쥐고 감격의 눈물을 글썽거리며 법정을 나갑니다. 이 명 판결로 유명해진 '피오렐로 라과디아' 판사는 1933년부터 1945년까지 12년 동안 뉴욕 시장을 세 번씩이나 역임하는 등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됩니다. 그는 늘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어서 ‘작은 꽃(little flower)’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됩니다. 뉴욕의 3개의 공항 중 하나를 판사의 이름을 따 '라과디아 공항'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자비를 베풀면 손해가 아닙니다. 베푸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같이 복을 받게 됩니다.
“자비한 자에게는 주의 자비하심을 나타내시며(시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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