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01122025 “주님을 섬기다 바보가 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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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려 박사’는 외과 의사셨고, 신실한 신앙인이셨고 장로님이셨던 분입니다. 그는 춘원 이광수의 소설 ‘사랑’의 주인공 모델이 될 만큼 청빈과 박애의 삶을 살다 가신 분입니다. 장기려 박사는 그 이야기만 하면 자신은 그런 인물이 못 된다면서 극구 아니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장기려 박사는 의사로서도 놀라운 업적을 남기셨기에 국민훈장도 받으시고, 막사이사이상 등 많은 상도 받으셨습니다. 그분은 1995년 12월 25일 성탄절에 별세하였는데, 자신은 집 한 칸 없이 협소한 사택에서 지내면서 마지막까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박애와 봉사 정신으로 인술을 펼쳐 한국의 성자로 칭송받고 있습니다. 그는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고 있지만, 사실 자신은 거룩한 바보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는 많은 아름다운 일화를 남겼는데 어느 해 정월 초하룻날, 아침 일찍 박사 곁에서 자고 일어난 제자가 잠자리를 정돈하고 세배를 올렸습니다. 장기려 박사는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덕담을 해주었습니다. “금년엔 날 좀 닮아라.” 스승의 큰 사랑에 어리광을 부리던 제자가 재롱 삼아 말을 받았습니다. “선생님 닮아 살면 바보 되라고요?” 그러자 장기려 박사는 껄껄껄 웃으며 다음과 같이 토를 달았다고 합니다. “그렇지, 바보 소리 들으면 성공한 거야. 바보로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 줄 아냐?”
어느 날 경남의 한 농촌에 살던 아낙네가 중병에 걸려 수술했는데 수술비가 없어 고민하다가 원장실을 찾아왔습니다. 그때 장기려 박사는 “기회를 봐서 환자복을 입고 병원을 탈출하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분은 병원에 갈 형편이 못 되어 의사라고는 한 번도 못 보고 죽어 가는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부산에 천막을 치고 병원을 세웠습니다. 평생을 행려병자를 치료하며 살아온 장기려 박사는 의대 들어가기 전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 의과대학에 들어가게 해주신다면 의사를 한 번도 못 보고 죽어 가는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바치겠습니다.” 그는 그 기도대로 이 땅에 소외되고, 천대받던 사람들을 치료하며 살아갔습니다. 그는 바보 같은 천사였습니다.
모란공원에 가면 그의 소박한 묘비명을 만날 수 있습니다. ‘주님을 섬기다 간 사람’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빌 2: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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